유럽 최고의 여배우로 평가 받은 다니엘 다류

 다니엘 다류는 1931년 14살의 나이에 데뷔하여 88년간을 배우 및 가수로 활동하며 약 11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한 세계 영화사에 유례없는 기록을 가진 프랑스 대표 여배우였습니다. 그녀는 심지어 90대까지 영화 및 무대에서 배우로 활동하였습니다.

grand dame 위대한 아가씨

위대한 아가씨란 의미의 그랑데임 혹은 많은 팬들에게 DD로 불린 다니엘 다류는 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7년 5월 1일 프랑스 와인 주생산지인 보르도에서 다니엘 이본 마리 앙투아넽 다리외로 태어났습니다. 프랑스 군대에서 복무한 안과의사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7살 때 사망하자 그녀의 엄마는 가족들과 함께 파리로 이주하여 음악 학원에서 노래 수업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였습니다. 다니엘 다류도 음악 학원에 다니며 첼로를 배웠습니다.

첫 영화 데뷔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엄마는 첼로 연주를 할 수 있는 아역 배우를 모집한다는 정보를 듣고 딸에게 영화 오디션을 보라고 권하게 됩니다. 그렇게해서 1931년 그녀 나이 14살에 . 뮤지컬 영화 르 바이로 데뷔하게 됩니다. 어린 다니엘 다류는 깜찍한 미모와 춤 그리고 노래 솜씨 등으로 대중을 사로잡았고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며 영화 감독들의 캐스팅 선호 1순위로 오르게 됩니다.

 1934년에는 그녀의 첫 데뷔 영화 시나리오 작가이던 헨리 데코인과 결혼하여 딸 캐서린을 낳았습니다. 또한, 1934년 전설적인 감독 빌리 와일더의 첫 번째 작품인 갱스터 영화 나쁜피에 출연하면서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프랑스 및 유럽 전역에서 그녀의 인기가 치솟자 헐리우드에서도 그녀를 요청했고 1938년 다니엘은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주니어와 함께 파리의 분노에 출연하면서 명실공히 최고의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니엘 다류는 영어를 할 줄 몰랐고 헐리우드 시스템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던지 1년 만에 프랑스로 돌아갔습니다. 

바람둥이와 바람나다

그리고 1940년에는 도미니카 출신의 바람둥이로 소문난 외교관 루비로사와 사랑에 빠져서 1941년 데코인과 이혼에 이르게 됩니다. 다니엘은 1942년 루비로사와 결혼하였고 프랑스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당시 독일 점령 기간 아래 놓여 있었고 이 기간 동안 그녀에게는 불행한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합니다.

그녀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여배우였기에 괴벨스가 설립한 영화 스튜디오에서 나치 선전 프로그램 일환인 영화 에 출연하게 됩니다. 내막을 들여다 보니 나치가 그녀의 남동생을 강제 노동자로 추방하겠다고 위협했기에 협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다가 도미니카 공화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 뒤 도미니카 공화국 대사였던 다니엘의 남편 루비로사가 게슈타포에게 간첩으로 체포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독일에 억류되어 있었고 그녀는 그의 석방을 위해 괴벨스와 계약을 맺고 프랑스 배우들의 베를린 선전 행사에 참여하고 독일군을 위한 콘서트를 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남편이 석방되자 부부는 프랑스로 돌아왔고 그곳에서 그녀는 괴벨스 일당들과 연락을 끊었습니다. 

나치에 협력한 이후

그러나 이래저래 양쪽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줄 수 없었고 이들 부부는 나치를 피해 스위스로 은둔하며 지내야 했는데요. 이에 더해 프랑스 레지스탕스는 그녀가 나치에 협력했다고 보고 살해 명령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다니엘은 다치지 않았지만 그녀의 남편 루비로사는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이들 부부는 다양한 프랑스 정부 기관에 억울하다며 호소하고 다녔고 나치에 협력했다는 혐의는 벗게 됩니다. 

그러나 다니엘 다류의 이미지는 치명적으로 손상이 갔고 그녀와 루비로사는 로마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이탈리아 주재 도미니카 대사가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루비로사는 사교계 명사 도리스 듀크와 바람을 피워서 1947년에 헤어지게 됩니다. 

에바 페론을 비롯해 에바 가드너, 제인 맨스필드 등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여성들과 바람을 피운 그야말로 희대의 카사노바였음에도 다니엘 다류는 그제야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바람둥이랑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남편이 여자들을 너무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즉시 이혼을 요구하였고 약 백만 달러의 위자료를 받았다고 알려졌습니다. 

다니엘 다류는 세상 둘도 없는 바람둥이 남편을 수호하느라 몇 년동안 영화를 촬영하지 못하다 1949년 영화 아멜리 점령으로 그녀는 옛 명성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1953년에는 영화 <마담 디>로 전 세계인을 매료시키며 오명을 씻었습니다. 당시 그녀만큼 압도적이며 대체불가의 매력을 보여주는 배우도 없던 것 같은데요. 

문예물의 히로인

특히 적과 흑, 나폴레옹, 채털리 부인의 사랑 등 주로 문학을 각색한 영화에 열연하며 문학 영화의 아이콘이란 별칭을 얻었을 뿐 아니라 고전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문예물의 히로인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결혼은 1951년에 하였는데요. 프랑스 영화 제작자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조르주 미친키데스였습니다. 그들은 1977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했습니다. 

다니엘 다류와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던 배우 윤정희는 프랑스 배우 중 잔느 모로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지만 가장 위대한 배우는 다니엘 다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2009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 버스티즈를 만들면서 다니엘 다류에게 바치는 오마주라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