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외모를 우아함으로 승화한 최초의 패션지 편집장 다이애나 브릴랜드

 까만 단발머리에 가부끼처럼 하얗고 짙은 화장을 고수한 다이애나 브릴랜드는 패션지 바자의 편집장이었으며 1980년대말 그녀가 죽은 뒤에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못생긴 외모를 우아함으로 승화시킨 최초의 편집장

그녀는 누가봐도 예쁘지 않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유일하게 자부심을 느낀 부위가 있다면 중국인처럼 작은 발을 가지고 태어난 것 뿐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일컬어 세상에서 가장 흉측한 사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생각하면 죽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녀의 절망은 그녀와 너무 다르게 생긴 잘생긴 아버지 때문이 컸을 겁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비록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는 주식 중개인이었지만 잘 사는 방법을 잘 알았고 키가 크고 매우 잘생긴 얼굴의 소유자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닮은 데라곤 코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다이앤의 엄마 에밀리 호프만은 사교계 명사이며 상속인이며 뛰어난 미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엄마를 미친 괴짜라고 불렀습니다. 무대에서 춤 추는 것을 좋아하고 아마도 최초로 여성의 발목을 세상에 보여준 여성이었을 거라고 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웠던 다이앤 브릴랜드

엄청난 재력가 집안 아래서 다이앤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왔습니다. 뉴욕으로 이사와서 학교 생활보다 발레 그리고 승마를 배우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무슨 일 때문인지 다이애나는 사교계 데뷔 전 사회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뭔가 튀는 반항심 같은 것이 작용했겠죠. 그래서인지 16살의 그녀는 과장된 화장과 스타일로 치장을 하였는데요.

짚신도 제짝이 있다고 그녀의 스타일에 반한 것은 은행에 갓 입사한 우아하고 잘생긴 남자 토마스 리드 브릴랜드였습니다. 물론 그녀가 먼저 플러팅을 하였습니다. 가령 이렇게 말입니다. 아름다운 여자는 못생긴 여자의 행운을 갖고 싶어한다는 스페인 속담을 아시나요? 그렇게 첫눈에 반한 사랑을 믿은 그녀는 8개월 후인 1924년 3월 1일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녀 엄마는 간통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었기에 결혼식은 최대한 조용히 치렀다고 합니다. 

사랑과 결혼

그녀의 남편은 아버지와 비슷한 성향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남편은 삶에 별로 의욕이 없었고 다이애나에게 불성실했습니다. 그는 캐나나에 있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고 그녀에게 이혼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이혼을 원하지 않았고 남편이 만나는 여자들에게 줄기가 긴 흰 장미를 보내곤 했답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거나 아프거나 상관없이 그녀는 런던에서 스위스에서 다시 뉴욕으로 이사를 하였고 바자 편집장에서 보그 편집장으로 스카웃되었습니다. 패션에 대한 그녀의 열정과 본능은 타고나고 탁월했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미란다 프리슬리는 아마 다이애나 브릴랜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그녀의 열광적인 쾌락주의와 타이밍은 기가 막히게 잘 어우러졌고 그녀는 전설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최초의 바자 편집장

그녀와 함께 작업했던 사진가 데이비드 베일리는 그녀를 눈 먼 늙은 박쥐라고 부르며 도망칠 정도였습니다. 다이애나는 누구보다 독특했고 괴팍했고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위해 일하는 것은 악몽이었습니다. 

이상함이 없는 아름다움은 없다고 확신한 다이애나는 그 시대 매력의 기준을 정립한 베르슈카, 트리, 트위기, 안젤리카 휴스턴, 마리사 베렌슨, 에디 세지윅과 같은 기이한 족보를 가진 모델들을 스타로 만들었습니다. 

보그 편집장으로 일하는 동안 그녀의 남다른 열정과 획기적인 작업은 가히 성공적이었지만 그녀는 지나치게 예산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경영진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워낙 궁색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다이애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은 돈벌이가 아닌 오락이라고 생각하는 데 절레절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로소 보그는 정상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상을 제시할 수 있게, 그러니까 보다 평범하고 대중적인 스타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다이애나 브릴랜드의 스타일은 과거 보물같은 옷장을 발견한 듯 커다란 영감과 기쁨을 주는 원천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