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에 요절한 90년대 배우 리버 피닉스 스토리

조니뎁과 디카프리오 그리고 키아누 리부스를 교묘히 닮은 배우 리버 피닉스는 90년대 가장 핫한 스타였습니다. 물론 리버 피닉스가 건재했다면 오늘날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구경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텐데요. 우수에 젖은 분위기 그리고 제임스 딘을 닮은 반항적인 이미지에 동물을 사랑하고 채식주의자였던 착한 영혼의 리버 피닉스의 짧은 얘기를 살펴 보겠습니다.



히피 부모에 무학의 종교 노예로 보낸 어린 시절





리버 피닉스는 멀쩡하게 회사를 다니다 느닷없이 히피가 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입니다. 1970년 8월 23일 오리건주 마드라스의 한 목장에서 예수님처럼 태어났습니다. 그곳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유목민 부부는 하루 만에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어린 아기를 데리고 하염없이 돌아다닙니다. 아이 이름은 리버 주드 보텀이었습니다. 


미국인들은 보통 사람 이름에 자연을 붙이지 않았기에 당시 리버란 이름은 매우 생소했다고 합니다. 바로 밑에 태어난 여동생은 비란 의미의 레인이라고 지었고요. 아무튼, 이 엉망진창 부모는 당시 희대의 사악한 컬트 종교 칠드런 오브 가드란 단체에 빠져 선교에 힘썼는데요. 난교에 어린 아이들에게 성행위를 하게 만드는 최악의 집단이었습니다. 






그런 종교가 뭐가 좋다고 남미를 돌아다니며 포교에 힘쓰고 애는 다섯이나 낳은 철딱서니 없는 부모는 어린 자식들에게도 가혹한 행위가 가해지는 것을 알고 환멸을 느끼고 탈퇴하고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성도 보텀에서 피닉스로 바꾸고 살게 됩니다. 이름 가지고 장난하는 부모는 대체로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리버와 동생 레인은 종교 단체에 빠져 살 때도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구걸하면서 거기 갖다 바치고 근근히 연명하며 살았었다고 합니다. 무능의 극치 부모는 아이들만 싸질러 놓을 줄 알았지 능력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기댈 곳은 의젓하고 재능있는 장남 리버 피닉스뿐이었습니다.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배우 생활을 시작한 리버 피닉스



학교는 근처도 못 간 리버 피닉스는 무학이었지만 읽고 쓸 줄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상식도 부족하고 문화 예술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달렸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오로지 외모만 훈남이었던 겁니다. 마치 아역배우부터 시작한 과정은 양동근을 보는 듯하고 얼굴만 잘생긴 백치는 정우성을 보는 듯합니다. 그래서 리버 피닉스가 그 훈훈한 젊은 시절에 요절하지 않고 현재까지 살아있었다면 그때와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긴 합니다. 왠지 너무 순수하고 착하고 백치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버 피닉스는 양동근과 정우성하고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타고난 재능과 매력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나마 부모의 예술적 자질을 타고나서인지 표현하는 능력이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미지를 세상에 알린 성장 영화 스탠바이미는 스토리보다 음악이 더 뜬 것 같긴 하지만요. 영화에서 리버의 연기는 탁월하고 묵직했고 누구 말마따나 중력같은 역할을 잘 해낸 걸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이다호로 정점을 달린 리버 피닉스



영화 아이다호는 특정 커뮤니티에서는 교과서같은 작품일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두 배우의 매력이 넘치는 작품은 분명해 보입니다. 아이다호와 후에 나온 브로크백 마운틴은 대표적인 퀴어 영화로 꼽히며 공교롭게도 아이다호의 리버 피닉스와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는 젊은 날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아이다호 영화는 씁쓸하고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남성들간의 우정 에서 사랑까지갈 뻔한 묘한 감정에 종내는 격이 다른 삶을 살게 되며 자신이 태어난 자리대로 살게 되는 격차를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거리의 부랑자 역을 맡은 리버는 엄마를 찾다 특유의 기면발작증에 발목이 잡히고 그렇게 거리를 떠돌며 한심하게 살아가고 객사를 할 운명처럼 보입니다. 


한편 극중 키아누 리부스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고 여성과 결혼해 상류층의 삶을 살지요. 줄거리가 기억이 나질 않아서 가물가물하지만요. 이 영화 이후 리버는 많이 변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키아누 리부스하고는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고요.


아무튼 1991년 이 영화 이후 리버 피닉스는 인기 정점에 이릅니다. 제임스 딘 이후로 이렇게 사랑받은 배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리즈 시절이 찬란해 보였는데요. 본래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리버는 부모와 동생들을 부양해야 하는 관계로 광고를 찍고 연기를 해서 돈을 벌었지만 머지않아 커트 코베인처럼 노래를 불렀을 겁니다. 그가 죽은 날도 연주를 하기 위해서 간 것이었으니까요.



그가 그렇게 빨리 죽을 줄은 리버 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일겁니다. 그의 죽음은 너무 급하고 느닷없고 황망했습니다.


문제많은 바이퍼 룸 클럽



1990년대 캘리포니아 주 웨스트 헐리우드의 선셋 스트립 남쪽에 있는 음악 클럽 바이퍼 룸은 조니뎁이 공동 운영하는 카페였습니다. 리버보다 더 잘나간 조니뎁 그리고 그의 여친 케이트 모스는 당시 최고의 셀럽으로 주목을 받았었죠. 그리고 오픈한 지 두달 된 이 클럽은 최고의 장소였고 특히 잘나가는 셀럽들의 일탈 장소로 유명했습니다. 거를 타선없는 최고의 스타들이 모여 게임을 즐기고 음악 연주를 하고 사랑을 하고 즐기던 장소에서 리버 피닉스도 동참한 것입니다.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던 리버는 그래도 음악 연주를 하기로 되어있었기에 감기약을 먹고 진행합니다. 앞에 놓인 여러 가지 마약을 섞어 만든 스피드볼을 벌컥벌컥 마셨고요. 그것이 알고 마셨든 모르고 마셨든 그 장소는 모든 음료며 담배가 제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들 투상이었습니다.


항간에 리버가 마약 중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그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문신을 했다고 모두가 타락하는 것이 아니듯 리버는 그냥 분위기에 동참하는 정도였을 겁니다. 영화 촬영 후 쉬고 싶기도 했고 놀고 싶기도 했을 테고요. 평소 채식을 하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그가 절제를 모르는 생활을 했을리가 없습니다. 그가 무너지면 그의 가족이 무너진다는 것을 본인이 더 잘 알았을 테니까요.



운이 없던 날 운이 다하다


1993년 10월 31일 리버는 유독 운이 나쁜 날이었습니다. 감기약을 먹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감기에 걸린 것이겠죠. 여자 친구와 함께 클럽에 가면서 지인들과 어울렸고요. 물론 그 소굴에는 심각한 마약 중독자들도 있었기에 리버는 싸잡아서 중독자로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리버는 곁에 놓인 음료통을 마신 것뿐입니다. 그것이 기분을 좋게 해주고 컨디션을 좋게 해주고 약간 환각에 빠지게 한다는 것도 모르지 않았지만요. 






물론 리버가 1990년부터 마약을 복용해서 만성중독자였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헐리우드 배우들은 다 죽어야 했게요. 부검 결과 급성 복합 약물 중독이 아닌 복용이었습니다. 클럽 문을 나서며 리버는 아이다호 속 기면 발작증 환자처럼 쓰러졌고 훗날 최고의 배우가 될 동생 호아킨 키닉스가 형을 발견하였고 여동생이 인공호흡을 하였지만 이미 심장은 멎어 버린 상태였습니다.


뭔가 아쉽고 황망한 죽음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가 살았어도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을 겁니다. 태어난 이래 4살 때부터 세상의 험한 꼴을 당하고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평생 일만하고 살았습니다. 연기보다 음악이 더 하고 싶었던 갈망은 뒤로하고요. 그래서 어쩌면 하나님이 이제 그만 쉬어라 하면서 데려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23년을 살면서 한번도 제대로 정주한 적도 쉰 적도 없이 일만 했으니까요. 그래서 인생 최고의 리즈 순간 데려간 것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사라졌기에 대중에게 불멸의 배우로 기억되었고 제임스 딘을 잇는 세기의 배우로 남아있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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