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을 불행에 빠뜨린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엘리자베스 테일러

백설공주의 원래 모델은 따로 있다고는 해도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보면 비슷한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배우로서도 엄청난 업적을 남겼지만 7명의 남자 8번의 결혼과 엄청난 보석 수집에 환상적인 보랏빛 눈동자를 지닌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다이아몬드 수저로 태어난 엘리자베스 테일러

보통 통념상 여배우가 아름다우면 가난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세기의 미인 그리고 세기의 배우들을 보면 좋은 집안에 엄청 부잣집으로 태어난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부모가 예술적 소양이 풍부한데다 고급 미술품을 취급하는 일을 하였기에 감각과 재산이 상당했던 것 같은데요. 

배우가 되고 싶던 엄마 사라의 열망이 담긴 딸인지, 태어나자마자 미모로 소문이 자자했나 봅니다. 특히 속눈썹이 두 겹으로 난  첩모중생중으로 마스카라가 필요 없을 정도로 풍부한 속눈썹을 자랑했고요. 눈동자 색도 파란색이 아닌 보랏빛으로 누구나 보면 빨려들어갈 정도로 아름답고 매력적인 눈동자를 소유했다고 합니다.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면서 발레를 가르쳤다고 하는데요. 발레를 지속해서 하지 않은 것은 아마 머리가 커서 였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사진을 보니 머리가 엄청 크더라고요. 아무튼 아이들은 다 머리가 크긴 해도 엘리자베스는 너무 크네요. 그러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무렵 테일러 가족은 허둥지둥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사옵니다. 헐리우드 입성이 수월해졌겠죠? 

그렇게해서 엄마의 극성과 인맥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0살때 아역배우로 데뷔하여 12세때 이미 400만 달러를 넘게 버는 성공을 하게 됩니다. 평생 가난이라는 건 눈꼽 만큼도 겪어보지 못한 배우라는 게 더 놀랍긴 합니다.

보통 어릴 때 예쁘면 클수록 역변하기 쉬운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오히려 십대 보다 성인이 되었을 때 더욱 아름다워진 케이스입니다. 당시 배우든 재벌이든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했는데요. 희대의 바람둥이이자 최고 부자 하워드 휴즈는 44살에 겨우 17세 남짓의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고 싶어 엄마에게 백만달러 뇌물까지 줬다고 하는데요. 정작 엘리자베스는 콧방귀도 안 뀌고 힐튼 호텔 창업주 2제인 콘라드 힐튼 2세와 결혼하였습니다. 

배우 못지 않게 잘생긴 그와 겨우 18세에 결혼했지만 이들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항간에는 신혼여행 때부터 사이가 틀어졌다고 하는데요. 서로 잘난 맛이 있어서인지 힐튼은 테일러의 가식이 싫었고 테일러는 힐튼의 오만이 싫었던 모양입니다.

끔찍했던 1956년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남편 고르는 데 나이보다는 재력과 외모를 우선으로 보았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혼하자마자 다른 남자들이 줄을 서서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는 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은 스무 살 연상의 배우 마이클 와일딩이었는데요. 그와는 5년 동안 살고 두 아들도 낳았습니다. 그러나 마이클의 성격은 밍숭맹숭했던 것 같습니다. 

남편의 지루한 성격에 만족을 못했던지 1956년 영화 자이언트에서 상대 배우 제임스 딘과 불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제임스 딘을 보면 누구라도 사랑에 빠질 것 같긴 한데요. 왠지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반항기 가득한 제임스 딘에게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푹 빠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제임스 딘 곁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진을 자세히 보면 제임스 딘이 엘리자베스와 아들이 표지로 나온 잡지를 읽고 있네요. 아마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있는 것 같네요.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호기심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낭만적인 상상에 빠질 때가 아닙니다. 얼마 후 제임스 딘은 폭주를 했는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고 맙니다. 뭔가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벙어리 냉가슴 심정이 된 것 같은데요. 

그녀에게 이 일만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녀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화 젊은이의 양지에서 파트너를 맡은 몽고메리 클리프트하고는 스캔들없이 둘도 없는 절친으로 지냈는데요. 어느 날 그녀 집에서 파티를 하고 집을 나서다가 심한 교통사고를 당했고, 엘리자베스는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빠진 치아가 목구멍에 넘어가는 것을 직접 손으로 빼내어 목숨을 건졌지만 후유증은 꽤 오래 갔습니다. 성형을 해도 얼굴은 일그러졌고 그는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절망도 이런 절망이 또 있을까 싶은데요. 그녀의 불운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1957년 마이클 와일딩과도 이혼하였고 그보다 더 나이가 많은 스물세 살 연상의 마이클 토드가 이혼까지 하고 온갖 선물을 바치며 구애를 하였습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그와 결혼하여 딸을 낳았고 남자가 그리 사랑해주니 비교적 안식을 찾았겠죠. 그러나 자긴의 개인 비행기, 그것도 더 럭키 리즈라고 쓴 비행기에 탔다가 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찌질했던 네 번째 결혼

대중은 엘리자베스에게 보이던 동정도 채 가시기 전에 그녀는 천하의 국민 x년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에디 피셔는 죽은 남편의 절친이었고 에디 피셔의 와이프도 엘리자베스의 절친이었는데 부부가 엘리자베스를 위로해주며 자주 만났더니만 둘이 눈이 맞아 버린 거죠.

남의 가정을 파탄내도 유분수지 이게 뭔 막장인가 싶겠지만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상실감은 단순 토드 사망 때문은 아니었을 겁니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외로움을 견딜 수 없었을 테고요. 그러니까 남들의 비난에 한다는 소리가 그러면 나더러 혼자 자라는 거야? 라는 말을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죠.

게다가 에디 피셔는 세상 찌질하고 속좁기로 유명했는데요. 결혼하고도 바람끼를 주체하지 못했고 전 부인이나 엘리자베스 테일러하고도 헤어진 후 흉을 봤다고 하네요. 나중에 여자끼리는 화해를 했다고 합니다. 

비로소 만난 최고의 사랑

클레오파트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엘리자베스 테일러일 정도로 압도적이고 강렬한 이미지의 그녀는 1963년 클레오파트라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당대 최고 배우 리처드 버튼과 사랑에 빠집니다. 가난한 집안에 옥스퍼드 대학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리차드 버튼은 아내와 두 딸과 함께 15년을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입장에서 엘리자베스 같은 스타일은 천하의 둘도 없는 쓰레기였지만요. 그녀의 커다란 눈, 특히 보랏빛 눈동자를 본 순간 블랙홀처럼 빨려들고 말았습니다. 영화 스토리가 워낙 강렬해서 둘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이해도 되었고, 리차드 버튼은 그래도 가정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자살 소동을 벌이는 통에 이혼하고 그녀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버튼에게는 유독 보석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요. 격정적인 이 커플은 사랑도 열심히 했지만 싸움도 열심히 하고 화해도 화려한 보석 선물로 했던 모양입니다. 사치와 향락을 일삼으며 소비의 끝을 보였고 버튼의 재력이 바닥이 났던 것인지 결혼 십 년만에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명언을 남기고 이혼합니다.

그러나 1년 반 만에 다시 만나 그냥 살지 또 결혼을 했네요. 하지만 버튼은 자신이 잘못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맨날 술로 연명했던 모양입니다. 둘이 재결합을 하고서도 술을 끊지 못했고 둘은 9개월만에 다시 헤어집니다. 그리고 리차드 버튼은 샐리 헤이즈와 재혼을 했는데요. 다음 해 뇌출혈로 사망했답니다.

컨셉대로 결혼한 엘리자베스 테일러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7번째 남편은 해군 장교 출신 존 워너였고 그는 테일러의 후광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되어 5선까지 지냅니다.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살도 찌고 관리도 안 해서 미모는 사라졌지만 그녀의 명성과 보석은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어느 날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정치인 뒷바라지 하는 것도 신물이 난다면서 헤어졌고 약물 치료를 하기 위해 갱생원에 들어갑니다. 그녀도 약과 술에 취해 지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의 절친 마이클 잭슨도 약 친구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여하튼 그런데 이곳에서도 남자를 만난 능력자 엘리자베스 테일러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스무 살 어린 남자라고 해도 약물 중독 치료소에서 만난, 그것도 공구리치는 막노동자를 만난 것 좀 그렇지 않나요? 거의 노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죠. 아마도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몸종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엉치뼈가 다쳤는지 어쨌는지 몸져 누웠고 이래저래 병수발만 들고 있자니 게으른 천성의 포텐스키의 불만이 늘었고요. 엘리자베스는 꺼져버리라고 내 쫓습니다. 몇 푼 쥐어준 것 같지만요. 이후 테일러는 각종 수술 등으로 심신이 편할 날이 없었는데 그 망나니같은 마지막 남편은 그녀가 아픈 와중에도 돈을 빌리러 왔었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다 간 그녀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여러 명의 남편과 그 과정에서 이부 자식들에 입양 자식은 물론 족보가 엉망진창이었지만 그녀의 자식들은 한결같이 그녀에 대한 불만이 없던 모양입니다. 항상 유쾌하고 돈 잘 쓰고 스마트하니 그녀의 삶을 경이롭게 본 모양입니다.

그녀는 학교는 제대로 다닌 것 같지 않지만 신이 내린 두뇌와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것 같습니다. 어릴 적 그린 그림 실력부터 달필에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재주꾼이었고 고귀한 것을 볼 줄 아는 안목 특히 보석을 보는 안목이 탁월했다고 합니다.

남자 보는 눈도 없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요. 그녀가 만난 남자들이 죄다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진 것은 정말 유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