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 웨이브의 시대 1920년대 헤어 트렌드 보기

 1920년대 한국 여성들은 일제 강점기를 지내며 일찍 선진 문화를 받아들인 신여성이 등장하여 서구화된 스타일을 따라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가운데 가르마의 쪽머리를 하고 지냈습니다. 반면 서양에서는 단발이 크게 유행하였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펌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 손으로 직접 웨이브를 만드는 핑거 웨이브를 개발하여 유행 물결을 이루게 됩니다.


1920년대 시작한 핑거 웨이브 헤어의 정의


핑거 웨이브 헤어는 손가락을 이용해서 머리카락의 능선을 만드는 일종의 현란한 손기술에 해당합니다. 구불구불 파도치는 듯한 웨이브를 손으로 만들기 위해 진덕한 젤을 바르고 헤어에 딱 붙게 고정하였고요 열기구 등을 이용해서 마치 펌을 한 것처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핑거 웨이브 헤어는 1920년대에 개발되어 서양 여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지만 한국에서는 한참 뒤에 대중화됩니다.


1920년대 오리지널 핑거 웨이브 스타일



1920년대 서양의 여성들은 얼마나 시간이 많았길래 이 힘든 핑거 웨이브를 하고 다녔던 걸까요? 퍼머 머리로는 절대 지속할 수 없는데다 일일이 핀 등으로 고정하고 연출해서 만들기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입니다. 이렇게 비합리적이고 과장되고 피부에 딱 달라붙어 예쁜 것과도 거리가 있어 보이는 핑거 웨이브입니다.

 

1990년대 앙드레 김이 차용한 핑거 웨이브 스타일


80년대에서 90년대는 화려한 헤어 스타일이 유행한 가운데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패션 무대에서 모델들 머리를 항상 핑거 웨이브로 만든 걸로 유명했습니다. 뭔가 아방가르드한 분위기도 있고 비교적 고급스러움을 선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핑거 웨이브 헤어는 현재까지도 미용사 자격증 시험에도 과목에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젤을 잔뜩 바른 헤어에 자연스러운 웨이브 물결을 만드는 일이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닙니다. 

미용사 자격 시험 과목이외엔 현대인이 이런 핑거 웨이브 스타일을 하고 다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비슷한 펌 헤어를 할지라도 직접 젤을 발라 이런 헤어를 한다는 것은 예쁘지도 않고 번거롭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물론 요즘 젖은 듯한 웻헤어가 유행한다고는 해도 이렇게 물결치는 핑거 웨이브는 배우지 않고서는 혼자서 도저히 하고 다니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마 미용실에 가도 이런 헤어 스타일을 잘 구현하는 이는 극히 드물겁니다. 자주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009년 김남주가 시도한 핑거 웨이브




2009년에는 김남주가 독특한 핑거 웨이브 스타일로 유행을 일으킬 뻔했습니다. 1920년대 스타일처럼 딱 붙는 스타일이 아닌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매트하고 풍성한 질감으로 물결 무늬만 차용한 스타일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이선균과 결혼한 전혜진도 결혼식 때 오리지널 핑거 웨이브 헤어 스타일을 하고 결혼하였는데요. 개성도 있어 보이고 특이하다 생각은 되면서도 상당히 의아한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딱히 예뻐 보이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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