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멤논 훑어보기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귀국하니 아내인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인 아이기스토스에게 살해되고 만다. 정부 크산드라를 데리고 온 이유만은 아니다. 항간에는 아가멤논의 비극보다는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복수로 보기도 한다. 그렇게 그의 저주받은 인생은 펠롭스와 아트레우스로 이어지는 가문의 불행과 맥을 같이 하게 된다.
아가멤논이 아내에게 죽임을 당한 이유
아가멤논이 실수로 아르테미스의 성수인 사슴을 잡아 죽였는데 신탁은 아르테미스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는 처음 본 사람을 제물로 바치라고 했고 공교롭게도 아가멤논의 딸인 이피게네이아가 선택되어 제단에 버려졌다. 즉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아가멤논이 딸을 제물로 바쳐 죽게했다고 오해하고 도끼로 죽였다고 한다.
클리타임네스트에 관하여
클리타임네스트는 헬레네와 자매간이다.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헬레네는 어려서부터 미모가 뛰어나 구혼자들이 넘쳤었다. 틴다레오스는 청혼을 거절당한 구혼자들이 난동을 부릴 것을 걱정해 누가 헬레네의 남편이 되더라도 나머지는 자신의 생명과 명예를 지켜 줄 것을 맹세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헬레네가 파리스와 사랑의 도피를 했을 때, 맹세한 구혼자들은 연합군을 결성해 트로이 원정을 떠났다.
헬레네와 클리타임네스트라 등 틴다레오스의 딸들은 모두 불륜에 빠졌던 특이한 여성들이다. 그들이 불륜의 사랑을 탐하는 이유는 틴다레오스가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를 업신여겨서 제물을 바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프로디테가 벌을 내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아가멤논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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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멤논>에서 주시할 점은 정의와 복수의 문제, 그리고 오만성과 인간 고통의 문제이다.
친자 살해에 대한 복수로 남편을 살해하는 클리타임네스트라의 행위가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또한, 아가멤논의 딸 오레스테스는 아버지 아가멤논을 살해한 행위를 복수하기 위해 친모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살해한다. 친부 살해에 대한 복수로 친모 살해를 자행하는 행위가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지만 당시에는 복수를 정의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복수하지 않는 건 불명예
아가멤논이 상영되던 당시 기원전 5세기는 친족의 죽음에 대한 친족의 복수를 정의로 여겼다. 간주했던 시기다.그러나 복수는 복수를 낳고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아트레우스 가문의 폭력의 순환고리가 끊어지는 것은 아테네 최고 법정인 아레오파고스에서 오레스테스를 재판할 때이다. 사적인 복수가 공적인 복수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구습 타파의 흔적이 엿보인다.
구시대가 복수를 정의의 일환으로 여기며 폭력과 광기로 아로새겨진 야만의 시대였다면, 오레스테스를 법정에 세워 재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새 시대는 정의의 문제를 법정이라는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여 합리적인 해결을 모색했던 문명의 시대다.
아가멤논과 에우메니데스의 차이
3부작의 첫 작품 아가멤논이 구시대의 정의에 천착하고 있다면 에우메니데스는 구시대에서 새로운 시대로 이행 과정을 다루는 작품이다.
그리스 비극의 특징
그리스 비극에서는 항상 인간의 모습이 왜소하게 그려진다. 모든 것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가멤논은 운명의 그물 혹은 올가미에 걸린 인물로 설정되며 그는 운명의 멍에를 쓰고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덫과 함정에 빠져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는 걸로 나온다. 그렇게 아가멤논 작품 속에선 모든 인물이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악의 구렁텅이에 연속적으로 빠져든다.
운명에 관하여
아가멤논이 시사하는 것중에 운명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강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인간이 판단하고 선택 및 결정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성격 또한 운명을 이끄는 부분이 있듯 이러한 성격이 운명을 바꾸고 다른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다.
전장에 나가는 자들은 이미 절제력을 잃은 사람이고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기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만용을 부릴 뿐이다. 아가멤논도 그놈의 성격이 운명을 만들고 재앙을 가속화한다.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의 애첩을 뺏은 것도 모잘라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를 첩으로 삼아 아내가 있는 집으로 데려왔다. 오만하고 욕정이 가득한 아가멤논은 이에 멈추지 않고 전쟁의 승리를 위해 친딸을 제물로 바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아가멤논의 지나침에 대한 경고
아가멤논은 할아버지 펠롭스와 아버지 아트레우스에 이어 전통적으로 오랜 세월 특권을 누리며 부귀영화를 누렸던 집안이다. 그러나 그의 조상들은 원죄가 있다. 펩롭스 아버지는 자식의 몸을 토막내어 만든 음식으로 신을 기만했고 펠롭스는 승리에 대한 집착으로 속임수를 섰다. 그리고 아트레우스는 동생의 두 아들을 죽여 만든 음식으로 자신의 동생을 위협했다. 이들의 지나치고 잔인한 행위는 집안에 저주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고통을 통한 깨달음
아가멤논은 모든 것을 정의란 이름으로 복수를 자행했다. 이러한 인간의 교만과 광기로 인해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결과적으로 승자는 없었다. 전쟁은 승자나 패자나 모두가 고통받는다는 것을 상기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고통을 통한 지혜를 체득하게 한다.
골육상쟁과 근친상간의 비극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와 사이에서 아트레우스와 티에스테스를 낳았다. 아트레우스와 티에스테스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배다른 동생 크리시포스를 죽이고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에게 도망쳤다.
그리고 미케네의 왕인 아버지가 죽자 형인 아트레우스가 왕으로 등극했다. 동생인 티에스테스는 형수인 아에로페를 유혹해 미케네의 왕위를 빼앗으려고 하다가 추방당한다. 이때부터 티에스테스와 아트레우스 사이에 골육상쟁과 근친상간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오레스테스에게 복수를 부추긴 아폴론
아폴론은 제우스와 레토의 아들이다 원래 목자의 수호신으로 간주되었으나 후에 포이베 여신에게 델포이 신전을 물려받고 예언의 신이 되어 제우스의 신탁을 거절했다.
포이보스(빛나는) 아폴론으로 불리는 태양의 신이기도 하다.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는 아폴론이 사랑을 받아 예언의 힘을 얻었지만 아무도 그녀의 예언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카산드라를 데리고 아르고스로 귀환한다.
아폴론은 신탁을 통해 오레스테스에게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복수하라고 명했고, 복수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오레스테스에게 복수를 명했던 아폴론은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겨 아테네의 법정 아레오파고스에 선 오레오테스를 변호해 무죄를 이끌어 낸다.
그밖의 인물과 장소
수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여인이자 그리스의 절세미인 헬레네이다. 그녀는 손님에 대한 환대를 중시하고 주인과 손님의 보호자인 제우스 신은 주인인 메넬라오스의 환대를 배신하고 그의 아내인 헬레네를 유혹해 도망친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크게 분노한다. 메넬라오스는 아가멤논의 동생이다.
아레스는 호전적인 전쟁의 신이며 군신이다. 아레스는 트로이 전쟁에서는 헥토르 편에서 트로이군을 도왔다. 로마 신화의 마르스에 해당하며 아프로디테 여신 사이에서 에로스를 낳았다. 아레스는 자신의 딸 알키페를 겁탈하려고 한 포세이돈의 아들 하리로티오스를 죽이고 아테네 법정에서 신들의 재판을 받았는데 이 법정을 아레스의 이름을 따서 아레스의 언덕이라는 뜻의 아레오파고스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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