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명대사 모음(9화~14화)

9화
9화가 가장 마음에 들었음








춘대/지안이 어려서 걔 엄마가 여기저기서 돈을 무지 끌어다 쓰고 도망쳤었어요. 
      듣지도 못하는 노인네랑 어린거 둘이 맨날 빚쟁이들한테 들들볶이고 에미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연락도 없고 그래도 딸래미 졸업식에는 오겠지. 할머니도 다쳐서 못 움직이는데 올사람 없는 거 아니까 오겠지. 그 생각으로 빚쟁이들이 다 졸업식에 몰려 갔었는데.
 지 엄마 죽고 지안이가 그 빚을 다 떠안았어요. 상속포기란 걸 몰랐으니까. 누가 가르쳐 주는 살마도 없었고. 갚아도 갚아도 끝이 없는 돈이었어요. 그 중에 광일이 아버지 돈이 제일 많았고 사채하는 놈이었는데 정말 징글징글하게 못살게 굴었어요.
맨날 노인네 패고 그러니 별 수 있나. 그놈이 시키는 건 다 할 수밖에. 
지안이가 나쁜짓 한다는 거 알고 노인네 다시는 나쁜짓 안 하겠다고. 그 작은게 뼈가 부서져라 일만. 그 사채업자 죽고 지금은 광일이란 그 아들놈이 지아비랑 똑같이 그래요. 그래서 부장님 그 오천만원 손 댄거고. 그놈이 훔친거란걸 알아채서 돌려놔야했어요. 부장님 돈을 훔치려 했던 건 사실이지만 사실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요. 내가 지안이 건사하게 된거나. 사실에 비치면 다 말이 안 돼죠. 마음이 어디 논리대로 가나요.

(동훈 고개 숙이고 한숨. 그러다 일어나더니)

동훈/ 존경합니다. 어르신 (정중하게 고개 숙이고 인사)



#복도
동훈/ 이지안 빚 얼마야.
광일/ 왜 대신 갚아 주시게?
동훈/ 어. 얼마야.
광일/ 어디와서 멋진척이세요. 인생 말랑말랑하게 살아오신 거 같은데 그냥 가세요. 이 시발. 이제 알 거 아니야. 그년이 어떤 년인지.
동훈/ 얼마야.
광일/ 이씨.
동훈/ 나는 걔 얘기 들으니까 눈물이 나는데 너는 눈물 안 나니
광일/ 나도 눈물 난다 씨발. 오늘 말로 안 끝나겠네.
동훈/ 미리 말해두는데
광일/ 왜. 부르시게? 불러.
동훈/ 삼형제는 돌 돼서 숟가락 들기 시작할때부터 장난아니게 싸워대. 맷집 장난 아니야. 그러다 스무살 되면 싸움을 안 해. 왜 안하는 줄 알아? 아. 내 펀치가 장난 아니구나. 이러다 누구 하나 죽겠구나.


동훈/ 왜 애를 패 새끼야. 불쌍한 애를 왜. 왜.
광일/ (동훈 때리며) 그년이 우리 아버질 죽였으니까. 그년이 죽였어. 우리 아버질. 그년이 죽였어.

(동훈 맞다가) 


동훈/ 나 같아도 죽여. 내 식구 패는 새낀 다 죽여.(광일에게 덤비고 맞고 때리고)
(광일이 때리지만 동훈은 맷집 좋게 버티고)



#다리 위

지안 자신을 위해 싸워주는 동훈 들으며 주저 앉아 울고.

엄청 서럽게 괴롭게 고맙게 약하게 엉엉.

--------

10화

#요양원


동훈이 사든 음식 수납장에 넣어두고, 할머니 노트 펼치고. 손으로 동훈 어깨 툭툭
동훈 할머니는 글 쓰고
동훈 그것을 읽고.

인서트 글씨 내가 이제 마음 편하게

뜸들이고 다시 글 쓰는 소리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할머니 미소짓고. 동훈 고개 숙이고.
할머니 계속 글 쓰고.

안심이 돼요.
우리 지안이 옆에 선생님 같이 좋은분이 계셔서.

할머니 미소짓고 동훈 손 잡으며. 손등 머루만지고. 동훈 일어나는데. 할머니 동훈 손등에 이마 대고 얼마 동안…

지안은 병실 입구 벽에 서 있고.


#35 오솔길
동훈 지안 점처럼 보이다 점점 뒷모습. 점점 가까이.


동훈/ 그 놈이 또 못살게 굴면 그땐 바로 전화해. 그 동네 니 전화 한 방에 달려올 인간 서른명은 넘어. 백명 오라면 백명도 와. 아버지가 후계 초등학교 32회 형이 육십회 내가 육십사회 친구 아버지가 초등학교 선배고 아버지들끼리 또 친해. 그동네가 그래. 한다리 건널 필요도 없어. 그냥 다 아는 사이야. 우리 형수는 나랑 동창이고. 전화하면 달려갈 사람 많아. 아무때고. 맞고 살지는 말자. 성질 난다. 이제 너도 좀 편하게 살아.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회사 사람들하고도 좀 같이 어울리고. 친해둬서 나쁠 거 없어.
지안/ 사람 죽인 거 알고도 친할 사람이 있을까.

(동훈 걸음 멈추더니)

지안/ 멋모르고 친했던 사람들도 내가 어떤 앤 줄 알고 나면 갈등하는 눈빛이 보이던데. 어떻게 멀어져야 되나.

새소리

동훈/ 니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니가 심각하게 생각하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니가 먼저야. 옛날일 아무것도 아니야. 니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냐. 이름대로 살아. 좋은 이름 두고 왜.

(동훈 다시 앞서 걸어가기 시작하고) 

#다리 앞

다리 건너며 동훈의 걸음이 빨라지고 지안도 빨리 걷고

지안/ 아저씨 이름은 무슨 뜻이에요?
동훈/ 별뜻없어.
지안/ 무슨잔데요.
둥훈/ 호는 돌림자고. 동은 동녘동.
지안/ 왜 이렇게 빨리 걸어요. 부끄러워서 그런가.

(동훈은 버스 놓칠새라 뛴거고 버스가 오고
동훈 버스에 오르고 앞 자리에 앉고 지안은 뒷자리에 앉는다)



#철길 앞
(기차 지나가고 집으로 걸어가는 동훈. 그 뒤의 카메라 맨 그리고 그 뒤를 빨리 걷는 지안 그러다 동훈을 지나쳐 가는 지안을 보고)

동훈/ 왜 또 아는 척 안 하냐. 너.

(카메라 찍고)

동훈/ 왜 삐졌는데.

지안 (다시 걸어 오더니 노려보고)
동훈/ 왜. 또 뭐.
지안/ 내 뒤통수한대만 때려줄래요? 보고싶고 애타고 그런거 뒤통수 한대만 맞으면 끝날 감정이라면서요. 끝내고 싶은데 한 대만 때려주죠. (한숨) 그지같애. 왜 내가 선물한 슬리퍼 안 신나 신경쓰는 것도 그지 같고이렇게 밤늦게 배회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그지같애.
동훈/ 집에 가. 왜 돌아다녀. 어?
지안 (도발. 동훈 쫓아가며) 그러니까 한 대만 때려달라고. 끝내게. 왜. 내가 끝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 좋아하나?
동훈/ (어이없다는 듯) 너. 넌
지안/ 넌 뭐
동훈/ 넌 미치년이야.(빨리 걷고)
지안/ 어. 맞아. 미친거야. 그러니까 한대만 갈겨달라고 내 뒤통수. 정신번쩍 나게. 어떻게 이딴 인간을 좋아했나 머리 박고 죽고 싶게. (머리 대며) 때려. 끝내게. 안 때리면 나 좋아하는 걸로 알거야. 동네 방네 소문 낼거야. 박동훈이 이지안 좋아한다고 (퍽)
동훈/ 지안 뒤통수 갈기고 지안 엎어지고. 쓰러진 지안 일어나서 뒤돌아 가고 동훈과 지안 반대 방향으로 걷다 동훈은 당황모드 걸어가고.
----

11화



#정희네 술집
상훈/ 내가 내년이면 오십이다.
동훈(창밖만 보고)
상훈/ 오십. 놀랍지 않냐. 인간이 반세기 동안 아무것도 안했다는 게. 아무것도 안 했어. 기억에 남는 게 없어. 학교땐 죽어라 공부해도 밤에 잘려고 누우면 삼시세끼 챙겨먹은 기억밖에 없더니 이게 딱 그 꼬라지야. 죽어라 뭘 한건 한 거 같은데. 기억에 남는게 없어. 아무리 뒤져봐도 없어. 그냥 먹고 싸고 먹고 싸고. 대한민국은 오십년 동안 별 일을 다 겪었는데 인간 박상훈의 인생은 오십년간 먹고 싸고 먹고 싸고 징그럽도록 먹고 싸고 먹고 싸고
기훈/ (소리 지르며) 본론으로 좀 들어가라. 그만 먹고 싸고.
상훈/ 너 듣지마 새끼야. 너 절루가. 따로 앉아.
기훈/ (일어나서 딴 자리로 앉고)
정희/ 앞으로도 열심히 먹고 쌉시다.
상훈/ 아 결론은 그게 아니고 그거는 기본이고 그래서 만들라고. 기억에 남는 기똥찰 순간 있을 거 같애. 뭐라도 해서 만들어 넣어야. 그래야 덜 헛헛할 거 같애. (기훈 다시 자리 돌아와 휴대폰 갖고 가고) 이 자식이 자꾸 왔다갔다 해서 분위기 다 망치고 진짜. 멋진 얘기였는데.(동훈은 창밖만) 그래서…뭐할지 안 물어 보냐.
동훈/ 뭐 할건데.

기훈 또 왔다 가고

상훈/ 정희야. 나 똥집 하나만 해줘.


#절마루
둘이 말없이 풍경보며 차 마시며

동훈/ 안 쓸쓸하냐.
스님/ 쓸쓸은. 맨날 말하잖냐. 여기도 사람 사는 데라고.
동훈/ 학력고사 만점에 뭘해도 됐을 놈이.
스님/ 아 그놈의 만점 얘기 좀 그만해라. 여기서도 그 얘기 아주 지겹다. 넌 어떻게 지내는데.
동훈/ 망했어. 이번 생은. 어떻게 살아야 될지 모르겠다. 
스님/ 생각보다 일찍 무너졌다. 난 너 한 육십은 돼야 무너질줄 알았는데. 내가 머리깎고 절로 들어가는데 결정타가 너였다. 이세상에서 잘 살아봤자 박동훈 저 놈이다. 드럽게 성실하게 사는데 저놈이 이세상에서 모범답안일텐데. 막판에 인생 드럽게 억울하겠다.
동훈/ (씁쓸미소. 일어나더니) 그냥. (일어나 먼산 보며)나 하나 희생하면 인생 그런대로 흘러가겠다 싶었는데.
스님/ 희생같은 소리 하고 있네. 니가 육이오 용사냐 임마. 희생하게. 열심히 산 거 같은데 이뤄 놓은 건 없고 행복하지도 않고 희생했다 치고 싶겠지. 아 그렇게 포장하고 싶겠지. 지석이한테 말해봐라. 널 위해 희생했다고. 욕 나오지. 기분 드럽지. 누가 희생을 원해. 어떤 자식이 어떤 부모가. 아 누가 누구한테. 그지같은 인생들의 자기 합리화. 쩐다 임마.
동훈/ 다들 그렇게 살아.
스님/ 아니 그럼 지석이도 그렇게 살라 그래. 그 소리엔 눈에 불나지. 지석이한텐 절대 강요하지 않을 인생 너한텐 왜 강요해. 너부터 행복해라 제발. 희생이란 단어는 집어치우고. 상훈이 형하고 기훈이 별 사고를 다 쳐도 어머니 두 사람 때문에 마음 아파 하는 거 못 봤다. 그놈의 시끼들 어쩌구 저쩌구 매일 욕하셔도 마음 아파하시는 거 못 봤어. (동훈 눈물 훔치고)별탈없이 잘 살고 있는 너땜에 매일 맘 졸이시지. 상훈형이나 기훈이는 뭐 어떻게 망가져도 눈치없이 뻔뻔하게 잘 살 거 아시니까. 뻔뻔하게 너만 생각해. 그래도 돼.




#동훈 집

플래시 백

동훈/ 너 왜 그랬냐고 왜 왜왜. (동훈 울며. 흐느끼며. 비참하게) 너 지석이 엄마잖아. 애 엄마잖아. 너 그새끼랑 바람 핀 순간 너 나한테 사망선고 내린 거야. 박동훈 넌 이런 대접 받아도 싼 인간이라고. 가치 없는 인간이라고. 그냥 죽어 버리라고.


#요양원

지안 울고
할머니/ 왜 울어. 무슨 일인데.
지안/ 응 잘 계셔. 할머니 잘 계시냐고도 물어보셨어. 그분이 나 밥도 잘 사주고 회사에서도 많이 도와주셔. 그분은 아마 승진하실 거 같아.
할머니/ 근데 왜 울어.
지안/ 좋아서. 나랑 친한 사람중에도 그런 사람 있다는 게 좋아서.

--------------
12화



#지하철 안

동훈/ 달리기 좀 하네.(자리에 앉고) 웬일로 야근을 다 했냐.
지안/ (앞에 선 채로) 말 잘 들으라면서요.

동훈 피식
지안/ 보고 싶어서 기다렸어요.

동훈 지안 올려 보고.

지안/ 뭐죠? 그 눈빛은? 왜 또이러나 알아듣게 얘기한 줄 알았는데 뭐 그런건가. 알아듣게 얘기 안 했어요. 더 좋아하게 만들었지. 사람들한테 물어봐요. 그게 찬 건가. 온갖 멋진 말들로 더 좋아하게 만든거지. 걱정마요. 어디가서 티 안 내요. 나가지고 뭐라고 떠드는지 다 아는데.

동훈 한숨

지안/ 어색해지셨나.
동훈/ 너. 나 왜 좋아하는 줄 알아? 내가 불쌍해서 그래. 니가 불쌍하니까 너처럼 불쌍한 날 끌어안고 우는 거야.
지안/ 아저씬 나한테 왜 잘해줬는데요. 똑같은 거 아닌가. 우린 둘다 자기가 불쌍해요.



13화


동훈/ 용감하다. 근데 나 그렇게 괜찮은 사람 아니야.
지안/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

# 골목

지안/ 처음이네 웬일로 이렇게 천천히 걸어요?
동훈/ 안 춥잖아.
지안/ 그동안 내가 불편해서 빨리 걸었던 건 아니고요?



3지안 집앞

동훈/ 들어가
지안/ 한 번 안아봐도 되요? 힘내라고. 한 번 안아주고 싶어서요.
동훈/ (뒤돌아 보며) 힘나 고마워.

등 보이며 걸어가고. 지안 모습 비치고.



# 정희네 술집 안

제철/ 청담동에 마구로 이찌방이라고 있거든 거긴 참치가 끝이야.
친구/ 오대양 거기도 괜찮아.
제철/ 오대양 그걸 어디다 끼냐. 스페샬로 먹어 스페샬
친구/ 그래.
정희/ (자리에 유라랑 앉으며) 걱정마. 이 동네 불행은 내가 다 아도치고 있어서 딴 인간들한테 갈 불행이 없어.
친구/ 그래서 우리가 이모냥 이꼴이냐.
정희/ 그나마 내덕이 이 정도인 줄 알아요. 내가 이동네 뜨면 진짜 난리난다. 내가 님들 불쌍해서 이동네를 못 떠요.
제철/ 대단히 고맙다.
정희/ 걱정하지 말라니까. 좋다. 인심썼다. 내가 내일 구속될게. 한 동네 큰 사고 두 개는 안 나. 뉴스에 내 이름 떠도 놀래지 마.
유라/ 뭘로 구속되게요
정희/ 불 지를 거야. 내가 언젠가 불지르러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내일로 앞당겨 사고 처 준다. 내일 아침 일찍 나가서 사고 처 줄게. 오후면 너는 기훈이랑 깔깔깔 신나게 놀거야.

친구들 말없이 술 들이키고.



# 미팅룸

윤상무/ 내가요. 이런 짓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얘 이력서가 하도 이상해서 좀 뒷조사 좀 했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얘. 살인전과 있는 앱니다. 사람을 죽였다고요.

사람들 수근거리고

정상무/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어. 지금. 

윤상무/ 이건 몰랐지? 그래서 웬만하면 깔끔한 이력서. 살아온 날이 얼추 보이는 이력서 뽑는 거야. 이렇게 아무것도 없고 느낌 쎄한 이력서 뽑는 게 아니고.

동훈/ 살인아닙니다. 정당방위로 무죄판결 났습니다.
윤상무/ 알고 있었단 말이네. 알면서 계속 이런 앨 회사에 다니게 둔 거야? 어? 사람 죽인 애를?
동훈. 누구라도 죽일법한 상황이었습니다. 상무님이라도 죽였고. 저라도 죽였습니다. 그래서 법이 그 아이한테는 죄가 없다고 판결을 내렸는데 왜, 왜 이자리에서 이지안씨가 또 판결을  받아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동훈/ 내가 내 과거를 잊고 싶어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과거도 잊어주려고 하는 게 인간 아닙니까?
윤상무/ 여긴 회사야.
동훈/ 회사는 기계가 다니는 뎁니까? 인간이 다니는 뎁니다.

# 지안 눈물 훔치고. 다시 터덜터덜 걸어가는 뒷모습.

-------
14화



경과

슬리퍼 다시 사와.

문자 내일 인터뷰 잘 하세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등 상기

# 동훈 일어나고.

———————위까진 전 씬 교차




#정희네 술집 안
동훈은 계속 전화질

정희/ (한숨쉬다) 언제까지 살아야 되나. 이렇게 언제까지 살아야 되니. 가게 접을까봐. 남들처럼 출퇴근하면 그래도 좀 사는 것처럼 살지 않을까. 날 밝을 때 즈음이면 타닥타닥 사람들 발소리가 들려. 이불속에서 듣는 그 소리가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다. 나만 굴러가고 있지 않은 느낌. 그래서 가끔
새벽에 평상에 앉아 사람 구경하고

목소리 새벽에 문 앞에 나가서 앉아 있어. 나도 같이 굴러가는 것처럼 느끼고 싶어서.

음악

# 술집 바
정희/ 오늘 새벽에 걔봤다. 니네 회사 그 여직원

동훈이 정희 쳐다보고


정희/ 애 괜찮더라. 안 가고 옆에 있어주더라. 십 분 있어 주다 갔어. 걔 회사 그만뒀다며. 이사 간다고 새 직장 근처로.



정희/이 동네가 좋았대. 근데 그 말이 니가 좋았다는 말로 들리더라.

지안 발걸음을 멈추고.


# 공중전화(커트백)
지안/ 전화 했었을까봐요. 이지안이에요.
동훈/ 알아. 일찍도 전화한다. 너 어디야. 어디야.
지안/ 강남이요. 새로 일하는데
동훈/ 그만두면 그만 둔다고 얘길 해야 할 거 아니야.
지안/ 그만두면 뭐 사람 죽인애 송별회라도 해줄 건가. 무서워서라도 하루빨리 조용히 사라지길 바랄텐데. 상관없어요. 어차피 오래 못 다닐거 알았으니까. 한 두번 있는 일도 아니고.
동훈/ 센 줄 알았는데. 그런거에 끄떡없을 줄 알았는데.
지안/ 지겨워서요. 나보면서 신나할 인간들.
동훈/ 미안하다.
지안/ 아저씨가 왜요. 처음이었는데. 네 번 이상 잘해준 사람.

음악.

지안/ (울먹이면서) 나 같은 사람. 내가 좋아한 사람.
동훈/ ….
지안/ 나. 이제 다시 태어나도 상관없어요. 또 태어날 수 있어. 괜찮아요.

동훈…얕은 한숨.
지안/ (눈물 손으로 닦고) 우연히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건가.
동훈/ (애써 참으며) 음. 할머니 돌아가시면 전화해. 전화해 꼭.
지안/ …(눈물 삼키고) 끊을게요.

전화 끊는 소리

동훈 허탈한 발걸음.
지안 공중전화 벽에 기대어 동훈의 숨소리를 듣는다. 지안 공중전화 박스에 쭈그리고 앉아서 동훈 숨소리 듣다가


# 극장
동훈 상영관을 향해 엘리베이터에 타고.

# 지안 고시원
퇴근해서 커피포트에 커피 타고. 이어폰 꽂고 도청 시작

영화 속 우는 소리 들리고

# 상영관
동훈 자리에 앉고 스크린에선 엉엉 우는 소리. 동훈 의자 밑에 있는 핸드폰 들어서 만지작. 
동훈 (핸드폰에 대고) 이지안. 이지안

지안 놀래서 핸드폰 보고

동훈 전화줘

지안 눈 휘둥거리며 전화기 노려보고.

























댓글

추천글

대표적인 말상 여자 연예인 리스트

재물복이 있는 원숭이상 연예인 리스트

한국 연예인의 다채로운 옆모습 모음

연예인 인중 생김새도 제각각 인중긴 연예인 리스트

인중이 긴 스타들의 매력 포인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