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명대사 모음(1~4화)

1화

#회사 사무실

대리: 부장님 차에 들어온 벌레도 안 죽이고 밖으로 내보내죠? 난 진짜 개구리 숱하게 잡아 먹었는            데 다리 쫙 찢어서.

과장: 닭 잡아봤어? 모가지를 딱 잡아. 펄떡펄떡 뛰어. 비틀어.

대리: 토끼 잡아봣어요? 토끼는 가죽을 벗겨야 돼. 엄청 잔인해.

동훈: 돼지 잡아봤어?

대리: 뻥. 근데 왜 벌레는?

동훈: 마음에 걸리는 게 없으면 뭘 죽여도 문제 없어. 근데 마음에 걸리면 벌레만 죽여도 탈 나.

대리: 아. 돼지는 안 걸렸어요?

동훈: 어려서 뭘 알아?

대리: 어려서 어떻게 돼지를 잡았어요?

동훈 (남직원 자리로 가서 목을 누르며) 삼형제가 돼지를 눌러. 그러면 아버지가 목을 따. 그러면 엄마가 얼른 양동이를 갖다 대(쓰레기통으로 대리 얼굴 앞에 대고) 그러면 피가 꿀렁꿀렁꿀렁 (쓰레기통을 대리 앞에 내밀며) 야! 소금쳐 먹어

동훈 자리로 가서 앉음

대리:고소해요 나. 저기 씨씨티비 다 찍혔어.

#바닷가/낮

도대표랑 윤희는 바닷길을 산책하면서 세상 다정한 모습 연출

둘의 뒷모습. 그리고 윤희가 준영을 보며

윤희: 너 빨리 늙어라. 나도 빨리 늙고. 다 늙어서도 이렇게 남들 눈치 보면서 살진 않겠지. 올라가보고 싶은 데 까지 빨리빨리 올라가 보고 다 털고 시골로 내려가자. 지금가자면 너 안 갈거잖아.

준영: 너는?

윤희: 나도 안 갈거고. 아직 젊잖아. (헛헛한 웃음) 아. 나이 마흔 넘어서 아직 젊다고 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십대 땐 아줌마들 보면 저런 나이에 저런 얼굴로도 사랑을 하나 싶었는데.

준영: 아직 젊어 우리.

#회사

터덜터덜 사무실을 보며 예전에 설계 업무 일하던 모습을 떠올리는 동훈. 한직으로 밀려난 사무실로 걸어오니 부하 직원이 동훈의 짐을 받아 들며 주세요.

탕비실로 가서 음료 마시는 동훈. 그리고 편지를 정리하는 지안을 봄.

동훈: 무당벌레는 그냥 죽이기 그렇지 않나? 어디까지 죽여 봤어?

지안: 사람

동훈: 미안하다. 말 시켜서.

#술집

동훈:(지안의 선그라스 낀 모습 보며) 거 어두운데

-지안이 선그라스를 내리며 멍든 눈을 보여준다.

동훈: 헤어져. 쎄고 쎈게 남잔데 뭐하러.

지안: 여자 패 본 적 있어요?

동훈: 없어.

지안: 한번도?

동훈 어이없게 보고

지안: 어떤 느낌인가 물어볼라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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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도대표 방

샌드위치와 핸드폰을 갖다 놓는 지안. 방을 어슬렁 거리다가

도대표 못 보던 얼굴인데 뭐 하는 애야

지안 여기서 일하는 데요

도대표 무슨 일

지안 우편물 붙이고 영수증 처리하고 시키는 건 다 해요.

도대표 파견직

지안 네

도대표 뭐하다 왔어. 손 빠르던데.

지안 이것저것 돈 되는 건 다. 일개 부장하나 짜르려고 왜 저렇게 혈안이 되있나 싶었는제 전화 보           고 알았어요. 그 번호. 박동훈 핸드폰은 집사람이라고 뜨던데요.

도대표 대학동기고 변호사야. 자문을 구할 일이 있어서 통화했던거지.

지안 그렇다고 치던가요. 근데요. 아줌마를 왜 사겨요?

(도대표 쳐다보고)

지안 이쁜가? 이뻐봤자 아줌마 아닌가.

음악 

도대표를 빤히 쳐다보더니

지안 진짜 사귀는 거 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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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술집

동훈 어디에 살아?

지안 안암초등학교 뒤요. 맞아요 엄청 후진 동네

동훈 아버지는 뭐하시고

지안 아저씨 아버지는 뭐하세요? 난 아저씨 아버지 뭐하시는 지 하나도 안 궁금한데 왜 우리

      아버지가 궁금할까.

동훈 아 그냥 물어봤어.

지안 그런 걸 왜 그냥 물어봐요?

동훈 어른들은 애들 보면 그냥 물어봐 그런거.

지안 잘 사는 집 구석인지 못 사는 집 구석인지 아버지 직업으로 간 보려고?

동훈 미안하다

지안 실례에요. 그런 질문

동훈 그래 실례했다. (지안 술 마시고 동훈도 벌컥 마시고)

지안 왜 싫어하는데요

동훈 사람 싫어하는 데 이유있나. 그냥 싫어.

지안 이유 있던데. 잘 생각해 보면

동훈 왜 싫은지 이유도 생각하기 싫은 사람이 있어.

지안 정말 싫어하는 구나.괴롭겠다. 그런 사람이 잘 나가서.

동훈 근데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은 다 잘 돼.

지안 나 좀 싫어해 줄래요? 엄청나게 끝간데 없이. 아주아주 열심히.

동훈. 하.

지안 나도 아저씨 싫어해줄게요. 아주아주 열심히

음악

동훈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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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지안 일어나고

# 회의실

동훈 만만해 보이냐. 뇌물 받고 어쩔 줄 몰라하는 거 보니까 한 번 구해주면 강아지처럼 꼬랑지 착  내리고 따라 붙을 줄 알았어? 니가 들이대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러고 감지덕지 할 줄 알았어? 재밌냐? 나이 든 남자 갖고 노니까 재밌어?

지안 (허탈하게 웃고) 재미는. 그냥 남자랑 입술 닿아 본지가 하도 오래돼서 그냥 대봤어요. 나만큼 지겨워 보이길래. 어떡해 하면 월 오육백을 벌어도 저렇게 지겨워 보일 수가 있을까. 대학 후배 아래서 그 후배가 자기 자르려고 한다는 거 뻔히 알면서 모른척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여기서 제일 지겹고 불행해 보이는 사람. 나만큼 인생 그지 같은 거 같아서. 입술 대보면 그래도 좀 덜 지겨울까. 잠깐이라도 좀 재밌을까. 그래서 좀 대봤어요. 그래도 여전히 지겹고 재미없고 똑같던데. 아저씬 어땠어요?

동훈 (한숨) 부모님 아시냐? 너 이러고 다니는 거?

지안 아저씨 부모님은 아세요? 아저씨 이렇게 사는 거?

동훈 말 조심해. 한 번만 더 이런 짓 하면 그땐 사유 다 얘기하고 자를테니까 그렇게 알아.

#건물 뒤 비상 계단

도시락 먹는 형제

상훈은 자꾸 기훈이 반찬 뺏어먹고 보다 못한 기훈

기훈 같은 거잖아.

상훈 난 꼭 남의 께 맛있어 보이더라.

기훈 (한숨쉬며) 기타노 다케시가 한 말이 있어. 아무도 안 볼때 쓰레기통에 처 박아버리고 싶은게 가족이라고.

상훈 다시 자기 반찬 먹다가 기훈 반찬 뺏으니

기훈 아 진짜

상훈 너도 내꺼 먹어.

기훈 아 씨

#술집

동훈 너희들은 걔 안 불쌍하냐.

대리 뭐가 불쌍해요. 불쌍하긴.

동훈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동훈 목소리 이펙트 상처 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걔 지난 날들을 알기가 겁난다.

지안 이어폰 뽑아 버리고

지안 개새끼

#술집 나서며 거리

동훈 건물 올려보고

과장 우리 부장님 이 건물 진짜 좋아해. 이렇게 낡은 걸 왜이렇게 좋아하세요?

동훈 나랑 같애.

과장 에? 요즘 몸 어디 안 좋으세요?

대리 뭐가 같애요.

동훈 칠사년생

오우 동갑이네.

과장 아 건물도 부장급이네

동훈 이 건물 밑이 원래 하천이야.

대리 에? 어디가. 다 시멘트 바닥인데.

동훈 야 봐봐. 물길따라 지어가지고 이렇게 휘었잖아. 

직원들 아 그러네.

동훈 복개천 위에 지어가지고 재건축도 못하고. 그냥 이렇게 있다 수명 다 하면 없어지는 거야. 터를 잘못 잡았어. 그것도 나랑 같애. 나도 터를 잘못 잡았어. 지구에 태어나는 게 아닌데.

대리 오늘따라 우리 부장님 왜이렇게 센치해. 뭐 경직된 인간이 불쌍하네 어쩌네. 그래서 어디에 태어나고 싶은데요.

동훈 안 태어날 거야. 새끼야.

대리 축하드립니다. 경사 낫네

직원들 걸어가고

#호텔

윤희 동훈씨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 였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남자야. 성실하고 착하고. 근데 사람이 좀 쓸쓸해. 그래서 옆에 있는 사람도 쓸쓸하게 해. 내가 별짓을 다해도 나 때문에 행복해질 사람이 아니구나. 항상 뭘 잃어버린 사람 같았어. 뭘 잃어버리긴 했는데 그게 뭔지 뭘 잃어 버렸는지 몰라서 막막해 하는 사람 같았어. 그러다 체념한 거 같았어. 잘못 왔구나. 여긴 내가 있을 세상이 아닌데. 그러면서도 여전히 가족에 대한 의무는 성실하게 다하는 답답한 인간. 아 지겹다. 내가 바람날 만 했다고 이유 찾는 거. 그냥 니가 넘 매력적이었어.(준영에게 기대어) 넌 왜 전 와이프 얘기 한번도 안 해?

준영 할 얘기가 뭐 있다고. 얼마 살지도 않았는데

윤희 욕해. 들어줄게.

준영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자. 늦었잖아.

#강용호 사무실

동훈 그 와중에도 다행이다 싶은 건 우리 가족은 아무도 모른다는 거 아무렇지 않은 척 먹을 거 사들고 집으로 갔어.

#정희네

화장실 다녀 온 동훈 기훈이 동훈에게 술 따라 주고

동훈 지안의 말 회상

지안 목소리 나만큼 지겨워 보이기에. 어떻게 하면 월 오육백을 벌어도 저렇게 지겨워 보일 수가 있을 까.

동훈 누가 나를 알아. 나도 걔를 알 것 같고.

기훈 좋아?

동훈 슬퍼

기훈 왜

동훈 나를 아는 게 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