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 코르셋 이야기: 1900년대 유행한 패션 아이템의 숨은 역사

코르셋, 그저 허리를 조이는 패션 소품일까요? 아니면 여성 억압의 상징일까요? 최근에는 '탈코르셋 운동'이라는 페미니즘 흐름으로 인해 그 의미가 정치적 담론으로 확장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르셋은 단순한 억압의 상징이 아닌, 시대마다 그 의미와 형태를 달리하며 수백 년 동안 여성의 몸과 문화를 둘러싼 스펙터클한 진화를 보여준 아이템입니다. 지금부터 코르셋의 다이내믹한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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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르셋의 기원: 스테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나다

코르셋의 초기 형태는 ‘스테이(Stays)’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용어는 ‘몸을 고정시키다’라는 의미에 가깝고, 본래는 허리 비만을 방지하는 교정용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중세 십자군 시대의 정조대와 연결 지으며 남성의 통제 도구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실상은 귀족 여성의 실루엣을 강조하고 체형을 정형화하는 데 더 초점이 있었습니다. 16세기 프랑스의 카트린 드 메디치 왕비는 귀족 여성들의 허리 사이즈를 제한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는 코르셋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르셋 원형

2. 페어 오브 바디와 18세기의 실루엣 변화

17세기를 지나면서 코르셋은 ‘페어 오브 바디(Pair of Bodies)’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으며, 이는 몸과 옷이 하나가 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18세기 말에는 재료와 구조가 점차 부드러워지면서 반원통형 실루엣이 유행하였고, 여성들의 호흡을 약간은 고려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하지만 진짜 변화는 19세기 초 엠파이어 스타일의 유행과 함께 찾아옵니다. 높은 허리선의 디자인으로 인해 코르셋은 일시적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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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빅토리아 시대: 극단적 아름다움의 대가

1840년 이후 빅토리아 시대, 코르셋은 다시 폭발적으로 유행합니다.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 둔부를 강조하는 곡선미의 극대화가 여성미의 정석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여성들은 호흡 곤란, 장기 손상, 기절 등의 부작용에 시달렸고, 특히 임산부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적 비판도 커졌습니다.

카트린 드 메디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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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드워디안 시대: 건강 코르셋의 탄생과 실패

1900~1915년, 에드워디안 시대에는 ‘S-밴드(S-band)’라는 이름의 건강 코르셋이 등장합니다. 이는 척추에 더 좋다는 의학적 이유로 홍보되었으며, 여성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확산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척추 건강을 해치고 자연스러운 체형을 왜곡한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인기는 급격히 식게 됩니다.

5. 1차 세계대전과 플래퍼 룩: 코르셋의 쇠퇴

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사회는 여성의 활동성과 실용성을 중시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코르셋은 점차 슬립 형태의 속옷으로 대체됩니다. 이 시기의 키워드는 플래퍼 룩, 그리고 평평하고 날씬한 실루엣. 코르셋은 잊혀져가는 존재가 되었고, 스타킹이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6. 뉴룩과 함께 부활한 코르셋 (1940~1950년대)

전쟁이 끝난 후, 1947년 디올의 뉴룩이 세상을 뒤흔들며 모래시계 실루엣이 부활합니다. 코르셋도 다시 강력한 조형 도구로 부활하여, 1950년대까지 여성들에게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전에는 왕비의 명령으로 코르셋을 착용했다면, 이 시기에는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코르셋을 통해 날씬한 몸매를 원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7. 1960~90년대: 코르셋의 해체와 분화

1960년대, 실용주의와 기능성 중심의 패션이 떠오르며 코르셋은 퇴장하고 브래지어, 거들, 스타킹 등으로 분화됩니다. 라이크라(스판) 소재의 등장으로 속옷의 편안함과 탄성이 혁신적으로 향상되며, 몸을 조이는 구조물들은 더욱 세분화되고 기능적으로 진화합니다. 1980년대에는 마돈나와 같은 스타가 무대 의상으로 코르셋을 착용하며, 섹슈얼한 상징으로 재탄생하기도 했죠.

8. 2000년대 이후: 코르셋의 재정의

1990년대 이후 브래지어가 코르셋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고, 페미니스트들의 ‘탈코르셋 운동’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2000년대를 지나며 코르셋은 몸을 억압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패션 아이템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2010년대 이후에는 상의로 활용되거나 레이어드 룩의 포인트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며, ‘스타일링의 도구’로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9. 억압에서 개성으로, 코르셋의 변신

코르셋은 단순한 유행이나 억압의 상징이 아닙니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때로는 권위의 상징이자, 때로는 욕망의 수단이자, 어떤 시기에는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코르셋은 더 이상 여성의 몸을 구속하는 장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개성과 스타일, 예술적 취향을 드러내는 ‘외적인 자율성’의 표현이 되었습니다. 핑크가 남성의 색이었다가 여성의 색이 되었듯, 코르셋 역시 누구든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젠더 중립적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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